반려동물뉴스(CABN)
강아지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짖거나 무는 것이 아니다. 많은 경우 강한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몸짓과 표정, 시선 등을 통해 “불편하다”, “가까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신호를 보낸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가 매우 미묘해 보호자가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단순한 습관으로 생각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꼬리 흔들기, 하품, 입술 핥기처럼 평소에도 볼 수 있는 행동은 주변 상황과 강아지의 전체적인 몸짓을 함께 살펴야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면 반갑거나 기분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꼬리를 흔드는 행동만으로 강아지의 감정 상태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꼬리를 움직이고 있더라도 몸 전체가 뻣뻣하게 굳어 있거나 움직임을 멈추고 상대를 응시한다면 긴장하거나 경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는 꼬리뿐 아니라 귀의 위치와 입 주변의 긴장, 시선, 몸의 자세 등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 낯선 사람이나 다른 강아지와 만나는 상황에서 몸이 굳는다면 억지로 가까이 데려가거나 인사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강아지가 졸리지 않은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하품하거나 코와 입술 주변을 핥는 행동도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행동은 상황에 따라 긴장이나 불안,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거나 어린아이가 강아지를 껴안고 있는 상황, 다른 강아지가 지속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반복된다면 현재 상황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 강아지를 붙잡거나 계속 만지기보다 자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아지가 얼굴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면서 상대를 바라볼 때 눈의 흰자가 비교적 많이 드러나는 모습을 흔히 ‘고래눈(whale eye)’이라고 한다. 고래눈은 특정 상황에서 긴장이나 불편함, 압박감을 느끼고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몸이 굳어 있는 상태에서 고래눈과 함께 귀를 뒤로 젖히거나 고개를 피하고 입을 굳게 다무는 모습 등이 동시에 나타난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거나 강아지를 안고 쓰다듬는 행동을 반복하면 강아지가 으르렁거리거나 짖는 등 더 강한 방식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강아지가 불편함을 표현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현재의 접촉이나 자극을 중단해야 한다. 억지로 안거나 쓰다듬지 말고 사람이나 다른 강아지와의 인사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강아지가 스스로 거리를 확보하고 안정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으르렁거리는 행동 역시 무조건 혼내야 할 문제행동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상황에 따라서는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경고 행동 자체만 억제하면 강아지가 왜 불편해하는지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행동을 제지하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긴장이 시작됐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꼬리 흔들기, 하품, 입술 핥기, 고래눈 등의 행동이 나타났다고 해서 해당 강아지가 반드시 공격 행동을 보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장소와 상대방, 주변 환경, 직전에 있었던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행동만 분리해 해석하기보다 귀와 꼬리, 눈, 입, 몸의 긴장 정도와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접촉을 심하게 거부하거나 특정 부위를 만질 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통증이나 질환 등 건강상의 문제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불안이나 경계 행동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거나 실제 입질로 이어지는 경우에는 수의학적 검진과 함께 자격과 경험을 갖춘 행동 전문가에게 원인을 평가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강아지의 입질 사고를 예방하는 첫 단계는 강한 행동이 나타난 뒤 제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전에 나타나는 작은 경고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강아지가 몸을 굳히고 시선을 피하거나 반복적으로 입술을 핥는다면 보호자는 먼저 하던 행동을 멈추고 상황을 살펴야 한다. 강아지가 보내는 신호를 존중하고 적절한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사람과 반려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적인 방법이다. 강아지의 각각의 행동은 상황과 개체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공격성이나 감정 상태를 단정하지 않고 전체적인 몸짓과 주변 환경을 함께 관찰해야 한다.


강사모 패밀리
댓글 0